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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24의 게시물 표시

로부스타(Robusta)의 맛

  로부스타(Robusta)의 맛 싸구려 커피에서는 베트남 로부스타(Robusta)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강하고 날카로운 쇠맛의 커피 1퍼센트에 해당하는 아주 비싼 커피의 맛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앞으로도 모르고 살아갈 것 같다 연봉 6억의 전문직 친구와 시를 쓰는 무명 글쟁이의 차이가 단지 걔는 나보다 수학을 조금 더 잘했을 뿐이었다, 고 생각하면 참으로, 너무나 우스꽝스럽지 않은가 엥겔 계수 90퍼센트는 극빈층의 삶에 해당하지만 예술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야지 기후 변화로 올해 베트남 커피 농사가 흉작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머리가 무거워지는군 거친 쇳기의 커피 로부스타 인생을 음미하도록 하자  

클레어의 카메라(Claire's Camera, 2018): 홍상수의 진심, 혹은 내밀한 일기

    만희(김민희 분)는 영화사 직원입니다. 만희는 지금 칸(Cannes)에 머물고 있어요. 영화사의 일 때문에 출장을 온 거죠. 한창 바쁘게 일하던 만희는 상사인 양혜의 호출을 받습니다. 카페에서 만희와 마주앉은 양혜는 만희의 해고를 통보합니다. 양혜는 만희가 정직하지 않기 때문에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말하지요. 만희는 자신의 어떤 점이 정직하지 않은 것이냐고 묻지만, 양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만희는 상사의 말대로 정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일까요? 도대체 상사 양혜는 무슨 이유로 5년 동안 함께 일해온 부하 직원 만희를 해고한 것일까요?   홍상수의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Claire's Camera, 2018)'는 낯선 타국의 휴양지에서 그렇게 해고 통보를 받은 만희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만희의 이야기라고 하기도 그렇군요. 만희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해두죠.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클레어(이자벨 위페르 분)의 카메라를 통해 전달됩니다. 클레어는 칸에 온 관광객인데 우연히 만희와 만나게 됩니다. 클레어의 우연한 만남은 만희의 상사 양혜, 영화감독 소완수와도 이어지고요. 홍상수의 영화에서 '우연'이 이야기에 색을 입히고, 그 얼개를 짜임새 있게 만드는 건 하나의 공식 같아요. '클레어의 카메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연 만희가 해고당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혜가 만희를 해고한 다음의 시퀀스에 그 답이 들어있습니다. 양혜와 영화감독 소완수는 칸의 해변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죠. 양혜는 만희가 소완수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소완수는 양혜가 영화사 대표로서 후원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입니다. 소완수는 양혜에게 만희와의 일이 술에 취해서 저지른 실수라고 말해요. 그는 앞으로 그런 실수는 없을 거라는 다짐도 합니다.  클레어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입니다. 곧

자작시: 다정한 사막

  다정한 사막 그곳에 갔었지 한 발짝 디딜 때마다 모래가 눈동자를 먹어버리는 곳 사이드와인더(sidewinder)의 삼각뿔 눈썹이 저 멀리에서 아주 선명하게도 보이더군 맹독의 독사는 아주 조심해야지 물리는 건 한순간이지만 죽으면 영원으로 갈 수 있으니 눈을 감으면 너의 희고 고운 손이 떠올라 모래가 사부작거리며 손가락을 하나씩 떼어냈지 달구어진 모래에 발이 타들어 가 개미귀신이 파놓은 깔때기가 한없이 아래로 꺼지고 있었지 줄줄이 사탕처럼 개미들이 그 입속으로 그렇게 안녕, 너에게 하고 싶은 말도 함께 신기루인가 멀리서 여우가 나타났어 사막에 여우가 살고 있었어 뾰족한 입에는 전갈을 물고 커다랗고 하얀 귀는 쉴 새 없이 펄럭였지 가만, 여우의 입매가 너의 입술을 닮은 것도 같아 아무리 달음질을 해도 여기서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해 부정맥에 걸린 모래 언덕은 그리운 비탄을 불규칙하게 삼키고 또 토해내지 너무나 다정한 너의 사막

영화 '팔도강산(Paldogangsan)' 연작: 개발독재(開發獨裁) 시대의 프로파간다(propaganda) 영화

  팔도강산(Paldogangsan, 1967) 속 팔도강산(The Land of Korea, 1968) 내일의 팔도강산(Tomorrow's Scenery of Korea, 1971) 1.   유선방송의 'KTV 국민방송'은 국정홍보 채널입니다. 그 채널의 대부분을 채우는 프로그램은 '우리 정부는 아주 잘 해내고 있다'를 선전하고 있죠. 그렇다고 정권 홍보물만 만들어 방영하는 건 아닙니다. 흘러간 옛날 드라마나 한국 영화도 틀어줍니다. 얼마 전에 KTV에서 한국 영화 '팔도강산' 시리즈 를 방영하더군요. 영화 '팔도강산' 연작은 박정희 정권의 국정 홍보 영화로 시작되었는데, 의외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리즈물로 나오게 되었죠. 이후에 '팔도'라는 제목이 들어간 한국 영화 제작 붐을 일으킬 정도였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그 원조 격인 영화 '팔도강산' 초창기 3부작에 어떤 재미가 있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팔도강산' 3부작의 주인공은 김희갑, 황정순 부부와 그 자녀들입니다 . 노부부의 자식들은 모두 결혼해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어요. 부부는 자식들이 사는 모습을 살피려 여행을 떠납니다. 1편에 해당하는 1967년의 '팔도강산'은 부부의 국내 유람 편을 담고 있구요. 부부의 자식들은 각자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은 모두 한국의 산업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어요. 말하자면 그들은 경제발전에 일조하는 충실한 산업 역군인 셈입니다. 그 모습은 당시 박정희 정권이 추진하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도 맞물려 있죠. 이 영화의 제작사가 '국립영화제작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팔도강산(1967)'은 나름 유쾌한 프로파간다 영화입니다 . 그것이 그 이듬해에 제작된 '속 팔도강산(The Land of Korea, 1968)' 에 이르러

성혜의 나라(The Land of Seonghye, 2020): MZ세대의 좌절감과 불편한 진실

  *이 글에는 '성혜의 나라(2020)'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9살, 아직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성혜의 삶은 무척 고달픕니다. 신문 배달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죠. 성혜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 중이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합니다. 얼마 안 되는 수입에서 부모님께 용돈도 보내드리는 착한 딸이 성혜입니다. 성혜에게는 오래 사귄 남자 친구 승환도 있습니다. 승환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죠. 남자 친구가 좀 의지할만한 사람이면 좋겠는데, 승환이 가난한 부모 탓이나 하는 말을 들으면 좀 철딱서니가 없어요. 자, 어떤가요? 이 두 연인의 앞날이 그려지나요? 정형석 감독의 '성혜의 나라(The Land of Seonghye, 2020)'는 소위 가진 것 없는 흙수저 MZ세대의 우울한 초상을 보여줍니다.   흑백 화면으로 펼쳐지는 성혜의 일상은 숨돌릴 틈도 없이 팍팍합니다. 신문 배달을 하러 나가서는, 원치 않는 신문을 넣었다고 주민의 항의를 받습니다. 신문 보급소에서 준 스쿠터는 고장 나기 일쑤죠. 편의점에서는 어떤가요? 매번 라면 먹고 그릇을 치우지도 않고 나가는 고등학생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합니다. 그런 성혜의 끼니는 삼각김밥입니다. 편의점에서 폐기해야 하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죠. 성혜는 남자친구와 모텔에 가서도, 무료로 제공되는 세면도구를 알뜰하게 챙겨서 남자친구에게 줍니다. 그런 성혜에게 유일한 위로가 있다면 가끔 지나치는 애견 가게의 진열장에서 귀여운 강아지를 보는 것입니다. 성혜는 휴대전화로 강아지가 노는 것을 찍습니다.   성혜의 삶이 이렇게 고달파진 건 과거의 그 사건에서부터였습니다. 성혜는 틈틈이 입사 원서를 넣으며 취직하려고 애를 쓰죠. 그런데 전의 직장에서 인턴을 하다 그만 둔 이력이 발목을 붙잡습니다. 면접관은 성혜에게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죠. 성혜는 인턴 때 회식 자리에서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그 일을 고발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가해

자작시: 자개장

  자개장 며칠 전부터 그 자개장은 쏟아지는 햇빛을 하릴없이 맞고 있었다 언제 적 자개장 이냐 엄마가 시집올 때 해왔던 자개장을 버린 게 언제더라 그 자개장하고 비슷하게 생긴 자개장 이제 그렇게 품이 많이 드는 자개장을 만드는 사람도 없다는데 아니, 자개장을 찾는 사람들이 먼 시간 속으로 가버려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은색과 연보라색 회색이 섞인 자개 무늬 공작이 애처롭게 눈웃음을 짓지만 나는 공작새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그저 가만히 새의 깃털을 어루만져 주고 뒤돌아섰다

자작시: 비의 향수(香水)

  비의 향수(香水) 인도의 어느 지방에서는 비가 온 뒤의 흙으로 향수(香水)를 추출한다 비가 온 뒤에 걸쭉해진 땅의 진흙을 수백 개의 항아리에 담아서 끓이고 끓이고 또 끓이고 흙을 버리고 증류수만 남긴다 그 증류수가 비 온 뒤 흙의 향수가 된다 그 향수는 너무 비싸서 보통 사람들이 살 수 없다 전 세계의 갑부들이나 쓰는 향수라고 그걸 만드는 사람이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주 오랫동안 비의 향수가 어떤 것인지 늘 마음으로만 상상했다 5월의 누런 비는 눅진거리며 하수구를 졸졸 내려간다 송홧가루는 안녕히 너의 후세(後世)는 없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땅에 스며든 비의 향수로 누군가의 뇌수를 타고 흐르며 쓰라린 노래를 만들어 낼 지도 **비의 향수(Mitti Attar)는 인도의 Uttar Pradesh주에서 극소량이 생산된다.   

자작시: 먼지의 기원

  먼지의 기원 진공청소기의 먼지통을 들여다볼 때마다 경이롭다 매일 청소를 하는 데도 어디서 그 먼지들이 나오는지 나는 결코 알 수 없다 흰 머리카락과 회색의 솜뭉치들이 몽글몽글 며칠 전에 깎은 손톱도 하나 모래알이 자잘자잘 오리털 이불에서 나온 깃털도 있군 그 모든 것은 아주 먼 우주의 처음에서부터 혈관을 타고 흐르는 핏속의 철이 그렇게 내게 왔듯이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갈 부드러운 살과 눈물과 노래를 생각한다 한 처음에 있었던 어떤 손짓에 대해서도    

자작시: 꿈의 누수(漏水)

  꿈의 누수(漏水) 원대한 꿈을 가진 이는 좌절하기 쉽다 그는 자신의 몰락을 쉽게 예감하지 못한다 미리 알지 못하는 자의 비극은 그 꿈의 크기만큼 버려야 할 것들에 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봄조차 누렇게 뜬 영양실조의 얼굴로 다가온다 누수는 소리 없이 이어지고 마침내 꿈의 물탱크에서는 텅텅 하는 소리만이 들린다 기괴한 메아리는 이명이 되어 쉴 새 없이 괴롭히며 현실의 비감함은 배고픔과 기나긴 침묵을 낳는다 두려움과 분노는 끼익끽 거리는 미닫이문 뒤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는 차마 문을 열지 못하고 그 앞에서 오랫동안 서있었다

자작시: 이상한 날의 시인

  이상한 날의 시인 의류 수거함에 비어지게 나온 구겨진 와이셔츠 그것들은 영영 입을 수 없는가 길 건너편 공사판 바닥에는 흐린 솜뭉치 날리는 와이셔츠의 미래 주단으로 펼쳐져 있어 버려져 누워있는 먼 훗날 나의 관짝 같은 장롱 남은 날들을 헤아려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상한 날이다 어쩌다 읽은 시들은 모두 죽은 이들 젊은 나이에 불운하게

자작시: 타인의 행복

  타인의 행복 야쿠르트 여자에게는 중학생 아들이 하나 있다 커다란 덩치에 해맑게 웃는 착한 아이는 학교 끝나고 언제나 엄마를 찾는다 그 엄마에게는 손님이 참 많다 매일 출근 도장 찍듯 아파트 사람들이 야쿠르트를 사 먹으러 간다 늘 후줄근한 추리닝 차림의 젊은 애 엄마는 편하게 자신의 일상을 늘어놓고 오른쪽이 마비된 아픈 여자는 길바닥에서 꺼끌거리는 목소리로 괴로운 속내를 토로한다 야쿠르트 여자는 별말 없이 잘 들어주고 가끔 미소를 짓는다 여자의 아이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이가 웃을 때 여자는 함께 웃는다 오늘은 여자의 남편이 아들과 함께 온 것을 보았다 그들은 아주 행복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감자칩 한 봉지를 뜯고 제로 콜라를 마시며 시를 쓴다 타인의 행복 이라는 제목의 시를

자작시: 모독(冒瀆)

  모독(冒瀆) 작은 포트메리온 잔에 반쯤 남은 멀건 아메리카노 미지근한 생강차를 섞는다 진중하면서도 우스운 맛 한국 땅에서 백 년의 시간이 지나면 가장 많이 나올 흔한 그릇 포트메리온 쉽게 잊혀질 그런 시 참새처럼 쪼아먹고 마시면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지 그건 시에 대한 모독이야 대붕(大鵬)의 날개를 갖고 있어도 날갯짓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거야 날아야지 날아 봐야지 흙바닥에 고꾸라지더라도

자작시: 상영회(上映會)

  상영회(上映會) 졸업 작품 상영회에 갔었지 변두리 허름한 극장 5층 솔기가 살짝 닳아버린 연녹색의 의자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었고 관객들은 반쯤 졸았던 것 같아 진짜로 그랬어 나도 졸 것 같았거든 겨우 고작 저런 걸 찍으려고 4년을 그 고생을 해가며 아, 비탄의 하품에 눈물이 고이며 웃음이 터졌지 단편 영화들의 배경은 하나같이 여름이야 졸업작품은 여름에 찍거든 아르바이트로 하는 것 같은 어설픈 배우 지망생들의 연기 진정성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했지 이제는 세상에 없는 너의 졸업작품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네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우리는 영영 알 수 없어 그걸 대신 쓸 수도 없고 다만 가끔, 이렇게 맑은 5월의 아침에 그저 그런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며 너와 네가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생각하곤 해  

자작시: 내일은 비

  내일은 비 내일은 비 예보가 있다 아침 햇살은 넉넉하니 서둘러 빨래를 한다 엄마가 오래전 수술 자국이 아프다고 말하면 다음날 꼭 비가 왔다 내 오른쪽 귀가 따끔, 거리면 비가 온다 다음날, 아니 그 다음날에도 비가 몇 방울이라도 온다 오후 늦게 이불 빨래를 걷는다 다가오는 비의 기운이 찔끔 거리며 돋는 노랑 차렵이불에는 조금 있으면 누런 송화 가루가 묻어날 것이며 누리끼리한 장마의 손거스러미가 떨어질 것이다 빨래 건조기에는 이러한 노글노글한 낭만이 없다 따끔, 다시 한번 오른쪽 귀의 신경이 신호를 보낸다 그렇게 아팠던 모든 것들은 자신의 눌렸던 슬픔을 토해낸다     

자작시: 공원(公園)

  공원(公園) 가끔 인생이 B급 영화 같다고 생각해 공장에서 찍어낸 인디언 인형 같지 특색이 없어 다 비슷해 넌 좀 다르다고 느꼈지 처음부터 그래, 그랬어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야만 했어 가슴이 뛰며 웃음이 터져 나왔지 눈부신 흰색 개가 아마도 시베리아허스키겠지 하품을 하며 쳐다봤어 이제, 잘려진 나무를 흔들던 바람은 너에게 닿을 수가 없어 공원은 폐가처럼 잠들어 있고 털이 빠진 크고 흰 개는 어디 길바닥을 헤매고 있겠지 마른 혀에 침을 겨우 적시며 아프게    

자작시: 지도(地圖)

  지도(地圖) 서걱거리는 지도를 씹으며 부러뜨린 손가락 너의 푸르스름한 입매 번득이는 면도날이 될 수 있다면 길을 잃었어 왔던 길을 더듬어 처음으로 가야 하겠지 그 절벽에는 동굴이 너무 많아 하지만 너의 발자국이 있는 단 하나의 동굴 질기고 가느다란 실 한 가닥 입에서 뱉어내었어 읽을 수 없는 잃어버린 지도의 붉은 선이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