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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23의 게시물 표시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Rich Men North of Richmond)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 난 내 영혼을 갈아넣으면서 매일 죽도록 일하고 있지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아가면서 말야 그 결과 내 인생이 이 모양 이 꼬라지인 거야 매일 지친 몸을 이끌고 집구석에 들어가고 있어 정말 빌어먹을 세상이야 나나 당신이나 다 같은 처지 아닌가 난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이게 현실이 아니길 바라 아, 하지만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우린 말야 새 시대에 낡은 영혼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리치먼드의 부자들은 모든 걸 손아귀에 쥐고 뒤흔들고 싶어해 우리의 생각, 우리가 하는 일 그 작자들은 우리가 결코 모를 거라 믿는 것 같아 그러나 우린 그 속셈을 알고 있지 우리의 빌어먹을 월급은 세금으로 족족 나가버리지 이게 다 리치먼드의 부자놈들 때문이라니까 정치하는 것들 말야 불쌍한 광부들이나 돌보라고 해 아, 물론 광부들도 생각하고 외딴 섬에 갇힌 누군가도 잊어서는 안돼 하느님, 먹을 게 없어서 길바닥에 널브러진 사람을 버리지 마세요 정부보조금 타먹으며 돼지처럼 살찐 인간들도 외면할 수는 없겠죠 만약에 말이야, 댁이 키 160cm에 136kg의 몸뚱이를 가졌다면 내가 낸 세금은 당신이 쓰레기 같은 초코과자를 사는 데에 퍼주면 안된다고 젊은 애들이 생때같은 목숨을 내던지고 있어 이 빌어먹을 나라가 계속 그들을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거야 번역: 푸른별   미국 버몬트주 출신의 컨트리 가수 Oliver Anthony 는 8월에 이 노래 'Rich Men North Of Richmond' 를 발표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제 이 노래를 듣는다. 노래를 들은 후 당신의 반응은 다음 중 무엇인가? 1번: 부자를 싫어하는 걸 보니 전형적 좌파주의자의 노래군. 2번: 아냐. 이 노래는 퍼주기식 복지 정책을 비난하고 있어. 그러니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어울리는 노래야. 3번: 글쎄. 뭔가 말하고 있기는 한데 그 메시지가 우파쪽인지 좌파쪽인지 모르겠는 걸. 4번: 노래에 정치적 신념 따위가 중요해? 그냥 마음에 들면 좋은 거고 안들면 별로지. 어쨌...

EIDF 2023 감상기

    EIDF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나는 2004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이 다큐 영화제를 챙겨서 보아왔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EIDF가 쌓아온 내공이 있을 텐데, 내 눈에는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이 영화제에서 활기나 창의성 같은 것을 찾을 수 없었다.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시의성도 실종되었고, 다양한 주제의 다큐를 다루는 포용성도 옅어졌다. 아마도 올해는 이제까지 내가 보아온 EIDF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한 해가 될듯 하다.   EIDF 기간 동안 상영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D-Box 유료화(2021년부터 시행)는 매우 유감스럽다. 나는 'Festival'이 가진 환대와 참여의 정신을 EBS가 돈벌이로 환산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축제 기간 동안에는 관객이 출품작들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 덕분에 나는 본방송으로 열심히 출품작들을 챙겨서 보기는 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보았던 다큐들에 대한 짤막한 감상평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1. 이니나와(Ininnawa: An Island Calling, 2022)    Arfan Sarban, 인도네시아   라비아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면서 섬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펴왔다. 라비아는 은퇴를 준비하면서 딸 미미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려고 노력한다. 미미는 섬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핀다는 사명감과 두 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모성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다큐는 인도네시아 도서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부각시킨다. 두 모녀가 보여주는 직업적 연대의식과 감정적인 유대는 척박한 현실에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미미가 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질병을 진료하고 출산을 돕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이는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의료인이 보건 정책에서 담당하는 특수한 위치를 보여준다. 평이하지만 나름의 울림을 가진 다큐. 2. 침묵의 집(Silent House, 2022)   F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