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주고 싶은
목이 고장난 선풍기는
앉는 법을 잊어버렸다
길게 늘어진 아픈 목에서는
가끔 끼익 끼익 소리가 난다
거 참, 듣기 싫군
그럴 땐 말이죠
이렇게 하는 겁니다
한 대 딱, 때려주는
거예요 그러면 대개는
기계들이 정신을 차리고
돌아가거든요
딱, 그렇게 선풍기를
한 번 세게 때려주었다
15년 된 컴퓨터의
하드가 드르륵거리며
힘겹게 작업을 할 때도
주저없이 때려주었다
가끔, 인생도 그렇게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한다
그런데 어딜 때려주어야 할까
약한 부분을 때려야지
아프게 움직이는 과거
오늘의 나는 전혀
새롭지 않으며
반복되는 이야기
툭, 찻잔의 이가
깨지며 떨어졌다
그래, 시를 쓰자
노래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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