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
옥수수 껍질을 벗기다가
하얗고 통통한 벌레를 보았다
아주 빠른 판단
손가락으로 꾹 눌렀을 때
물크러진 벌레의 살점
한 점의 미안함이 있다
너도 먹고 살려고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어스름 저녁
낡은 방충망을 뚫고
검은 모기 한 마리
부엌을 질주한다
다음 날 오후,
나는 하얀 커튼 사이
모기의 다리를 잽싸게 잡아챘다
죽어 마땅할 벌레
죽여야만 하는 벌레
죽일 수밖에 없는 벌레
죽이는 마음을 흔드는 벌레
죽이고 나서 한참은 생각나는 벌레
푸른별의 구글 블로그입니다. 영화와 미디어에 대한 비평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평화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All text contained here within is written by the author. It cannot be used in any format without the permission of the author.
벌레들
옥수수 껍질을 벗기다가
하얗고 통통한 벌레를 보았다
아주 빠른 판단
손가락으로 꾹 눌렀을 때
물크러진 벌레의 살점
한 점의 미안함이 있다
너도 먹고 살려고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어스름 저녁
낡은 방충망을 뚫고
검은 모기 한 마리
부엌을 질주한다
다음 날 오후,
나는 하얀 커튼 사이
모기의 다리를 잽싸게 잡아챘다
죽어 마땅할 벌레
죽여야만 하는 벌레
죽일 수밖에 없는 벌레
죽이는 마음을 흔드는 벌레
죽이고 나서 한참은 생각나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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