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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폭발하는 밤

 

폭발하는 밤


누군가 그에게 귀띔합니다
당신의 집에 불이 날지도 모른다고
남자는 놀라고 두려운 마음으로
한달음에 집으로 갑니다
거실 한가운데에는 아픈 아버지가
두꺼운 이불 아래
겨울 몽고의 마눌(manul) 고양이처럼
고요히 부풀어 있습니다

벽은 시뻘건 열기로 금이 가있고
어디에선가 끓는 소리도 들립니다
임계점(臨界點)을 느낍니다
콘크리트와
나무와
뼈와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아버지, 눈을 뜨세요, 제발요

남자는 너무나 무서워서
더는 그곳에 머물 수 없습니다
문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 순간, 눈을 뜬 아버지가
거적때기같은 이불을 두르고
휘청휘청 걸어 나오는군요

집이 폭발합니다
밤이 소리를 냅니다

남자는 아버지와 함께 길을 떠납니다
바보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내다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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