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溫氣) 내가 겨울이면 몸이 아파 골골거리는 이유를 알아냈어요 그게 난방비 아끼려고 보일러를 너무 안 틀고 지내서 그런 거더라구요 중년의 여자는 커뮤니티 사이트에다 그렇게 썼다 집안이 온기로 훈훈해지니까, 뭉쳐있었던 몸이 풀리면서 좀 살만하다는 거였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작년에 개별난방 전환 공사를 하면서 세대마다 보일러가 설치되었다 올겨울은 그 보일러로 난방을 시작하는 첫해였다 보일러가 돌아가면 연통에서 흰색의 연기가 폴폴 난다 나는 가끔 마루의 창가에 서서 앞 동의 보일러 연통에서 몇 집이나 연기가 나는지 세어보곤 했다 좀 추운 날이라도 해도 한낮에 보일러를 트는 집이 거의 없었다 120세대에서 기껏해서 두세 집이 전부였다 냉기를 견디는 사람들 겨울에 골골거리지 않기 위해 이제는 보일러를 맘껏 튼다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보일러를 트는 일이 너무 무서워서 겹겹의 옷을 입고 덜덜 떨고 있다는 젊은 남자의 글도 있었다 돈 생각하니 보일러를 틀지 못하겠어요, 이런 내가 나도 싫습니다 돈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다 사람의 행동거지며 생활 습관까지 모든 것을 철저히 지배한다 나는 보일러의 실내 설정 온도를 18도로 맞추어 두는 것을 포기했다 외풍이 심한 이 집에서 그 온도로 지내는 건 그야말로 골병이 드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찾아낸 최적의 온도는 22도이다 23도는 좀 답답하게 더운 느낌이 들고, 21도는 견딜만하지만 따뜻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22도의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가스 요금 고지서는 다음달이 되어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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