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노라는 오빠와 함께 이제 막 새로운 학교에 들어서는 참이다. 아빠의 품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 눈물이 계속 난다. 그래도 오빠가 있으니까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점심 시간에 급식실에서 오빠와 같이 앉으려는데, 선생님이 그러지 말라고 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보란다. 다행히 말을 걸어오는 애들이 있다. 운동장에서 함 께 놀면서 조금씩 친해진다. 저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빠가 있다. 뭔가 분위기가 안좋은 것 같다. 오빠는 가까이 오지 말라며 막아선다. 키 큰 남자애가 오빠를 괴롭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걸 어쩌지...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는 어린 노라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듯 하다. 학교는 노라와 아벨 남매가 적응해야할 정글이다. 노라가 또래 아이들의 무리에 순조롭게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아벨은 어려움을 겪는다. 신체적 위협과 욕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아벨은 맨 아래로 금새 밀려난다. 어떻게든 오빠를 돕고 싶은 노라는 선생님을 부르고 아빠에게 이야기 한다. 괴롭히는 녀석을 어른들이 혼내주면 오빠가 편해질 거야... 그런데 노라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흘러간다. 벨기에의 신인 감독 Laura Wandel의 데뷔작 'Playground(2021)' 는 어린 남매의 괴로운 학교 생활을 따라간다. 영화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괴롭힘과 따돌림 문제를 사실적으로 직시한다. 물론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다. 교사는 얻어맞는 아벨을 떼어놓고,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는 주의를 준다. 문제는 교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이다. 괴롭히는 녀석들은 영악하고 교활하다. 적당히 신경을 긁고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해서 행동에 옮긴다. 아벨은 전보다 더 안좋은 처지에 놓인다. 이 영화의 원제는 'Un monde', '세계'라는 뜻이다. 완델은 인간 관계의 심리적 역동성을 아이들의 놀이터에서 완벽하게 구현한다. 강자와 약자, 또래 집단과 인정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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